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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29 왕가위 감독 중경삼림, 타락천사
영화2020. 7. 29. 18:42

왕가위 감독의 1994년 개봉된 영화 중경삼림과, 1995년 개봉된 영화 타락천사는

원래 하나의 영화로 기획되었다가, 러닝타임이 길어지면서, 두개의 영화로 나눠지게 되었다고 한다.

 

옴니버스 영화로 하나의 영화로, 중경삼림에는 2개의 스토리가 이어져 있고,

세번째 스토리에 살을 붙여서 타락천사 로 찍었다고 한다.

 

 

 

 

 

영화포스터는 마치 잡지처럼 보인다. 중경삼림은 잡지 컨텐트를 찢어붙인것처럼 보이고, 타락천사는 잡지 앞면 또는 뒷면처럼 보인다.

 

왕가위 감독 영화의 특징인 미장센과 화려한 색체, 알 수 없는 명언(?)들의 향연... 특이한 카메라 워킹, 빠른 전개 구조를 가장많이 볼 수 있는 영화가 이 두 영화가 아닌가 한다.

특히 타락천사에서 보여지는 과감한 색체와 광각카메라를 사용한 세련된 영상은, 다른 영화나 CF 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중경삼림는 금성무, 임청하, 양조위, 왕정문이 주연이고,

타락천사는 여명, 이가흔, 금성무, 양채니, 막문위가 주연이다

 

중경삼림의 구성은 2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두번째 이야기가 나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고,

타락천사는 2개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어 진행되고, 각각의 주인공들이 만나기도 한다.

 

두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암울하고, 실연의 아픔이 있고, 고독하다.

이는 1997년 홍콩의 중국반환을 앞둔 시점의 허무주의를 표방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하는 유일한 배우가 금성무 배우이고, 극중 이름은 하지무 라는 이름인데,

배우와 극중 이름만 같고, 역활은 다르다.

중경삼림에서는 경찰 배지넘버 223이고, 타락천사에서는 수감번호 223 이다.

 

두개의 영화에서 시간과 날짜라는 장치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나온다.

중경삼림의 첫번째 이야기는 경찰인 하지무(금성무)와 마약 밀매업자 임청하의 이야기다.

중경삼림의 금성무는 유통기한이 자신의 생일인 통조림을 모으고, 타락천사의 금성무는 어릴적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을 먹고 말을 잃는다.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실연을 당한 금성무는 5/1일 자신의 생일날 모아놓은 통조림을 모두 먹어치우고, 술집으로 가서 처음본 여자와 사랑에 빠지겠다고 한다.

언제 비가오고 해가 뜰지 몰라 항상 레인코드에 썬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금발머리의 임청하는 굉장히 도시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마져 든다. 이 영화가 그녀의 은퇴작이기도 하다.

타락천사에서 막문위도 금발머리로 나온다.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

또한, 양채니는 금성무와 함께 금발령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임청하는 마약 밀매 과정에서 인도인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그로 인해, 쫓고쫓기는 신세가 된다.

첫번째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임청하는 금발머리 가발을 벗어 던지고 사라진다.

 

중경삼림의 첫번째 이야기 안에서도,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씬이 있다.

 

 

장난감가게앞에서 왕정문이 호랑이 인형을 사가지고 나온다.

 

 

금성무가 계단을 올라갈때, 위에서 양조위가 내려다 보고 있다.

 

중경삼림의 두 경찰 금성무, 양조위의 단골집이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라는 패스트푸드 음식점이고,

두번째 이야기의 시작은 왕정문이 새로운 알바생으로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왕정문은 단골손님이자 경찰 제복을 입고 다니는 양조위에게 반하게 되고, 우연히 그의 집 키를 얻게 되어,

몰래 집에 들어가서 집 청소를 하고, 집을 꾸미고 빠꾼다.

 

이런 장면은 타락천사에서 에이전트 이가흔이, 킬러 여명의 집을 청소하는 장면과도 맥락이 이어진다.

이가흔은 여명의 집을 청소하며, 쓰레기를 모아서, 그의 흔적을 탐색하고, 그에게 사랑에 빠진다.

 

 

블랙커피를 마시며 고민하는 양조위와 그런 양조위를 짝사랑하는 왕정문의 눈빛... 이 장면에서 왕가위 전매특허 스텝프린팅 촬영기법이 사용되었다.

포커스가 맞춰진 주인공들은 천천히 움직이고, 주변 인물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기법으로, 타락천사에서도 사용되었다.

 

 

중경삼림에서 양조위의 전여친은 스튜어디스였고, 왕정문은 캘리포니아로 떠났다가 1년후 스튜어디스가 되어, 양조위와 재회하면서 끝난다.

타락천사에서 양채니는 금성무와의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후에 스튜어디스가 되어 나타나게 된다.

 

중경삼림의 양조위의 집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부가 보이는 곳에 있고,

타락천사의 여명의 집은 달리는 지하철에서 내부가 보이는 곳에 있다.

private 한 공간인 집이, 외부에서 보여진다는 것은, public 한 공간으로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하여,

다른 사람이 그 집에 들어와서 정리하고 청소하고 변화시키는 공유의 공간이 되고,

그것을 알면서도 집주인은 그것을 묵인하고, 때로는 즐기게 되는것의 모순이 발생한다.

 

 

 

지하철에서 이가흔과 막문위가 마주치는 장면은 국내 CF 에서 패러디 하여 유명한 장면이다.

실제 대사는,

 

난 이 향수 냄새에 익숙하지만
다른 여자에게서 맡기는 싫다

 

이다.

 

타락천사에서 에이전트 이가흔은 킬러 여명을 사랑하지만, 여명은 그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고, 주크박스 1818번에 메세지를 남긴다.

관숙이라는 가수의 망기타(忘记他) 라는 노래다.

그를 잊으라는 노래로, 파트너 관계를 끊겠다는 것이다.

 

타락천사의 금성무는 남의 가게를 무단으로 열어 장사를 하고, 다른 사람에게 강매를 하는 등 괴짜의 모습이다.

그에게 첫사랑으로 다가온 양채니는 그와함께 자신을 애인을 뺏어간 여자를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결국, 금성무를 잊고, 스튜어디스가 된다.

실연 당한 여인에게 다시 실연당하고, 남의 가게에서 무단으로 장사하는짓을 그만두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다시 남의 가게에서 무단으로 일하는 짓을 계속한다.

게으른 성격의 킬러 여명은 에이전트가 셋팅해주는 대로 일을 하다가,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고, 마지막으로 일을 하는데 본인이 직접 셋팅하고 일을 하다가, 죽게된다.

 

Posted by 헝개